반응형
나는 내 감정에 얼마만큼 솔직한가?
살면서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고 솔직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되나요? 저는 솔직히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언제부터인가 내 감정을 드러내면 드러낼 수록 사람들이 멀어지는 것만 같고, 감정에 쏟는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간관계가 참... 복잡한 것 같아요.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표현을 해야 적당한 선인지도 잘 모르겠고, 사람마다 그 선이 다 다르기에 하나하나 전부 생각하기 지쳐서 그냥 웬만하면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기로 했습니다. 또한, 기쁜 일이나 슬픈 일이나 어떤 특정한 감정에 너무 몰입하게 되면 계획했던 다른 일들에 차질이 생기기도 하고, 목표를 이루지 못하는 일도 종종 생기곤 하더라구요. 그래서 늘 이성적인 상태를 유지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그렇게 지내다 보니 감정에 무뎌지더군요. 다른 사람들의 감정은 커녕 내 자신의 감정에도 무뎌지다 보니, 무언가 답답한 것들이 쌓이고, 어느 순간 한번에 폭발해버리곤 합니다. 그러고 나면 늘 후회하곤 하죠. 오랜 친구를 한 순간에 잃기도 하고, 부모님께 모진 말을 하기도 하고, 좋았던 기억들마저 덮어버릴 만큼 아픈 기억으로 만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쉽게 고쳐지질 않더라구요. 무엇이 나를 이렇게 차갑게 만든건지 생각해보니 정확한 이유를 알 수 있었지만, 그걸 알면서도 이제는 습관이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분리수거를 하다가 깨달았어요. 엘레베이터가 없는 6층 건물에 살면서 분리수거를 하는 일은 정말 큰 결정이 따릅니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지친 몸을 이끌고 겨우겨우 6층까지 걸어 올라와서 집에 도착하고 나면, 방 안에 널부러져 다시 내려갈 엄두를 내지 못합니다. 결국 더 이상 미루지 못할 만큼 쓰레기가 쌓이면, 그제서야 무거운 몸을 이끌고 분리수거를 합니다. 그 와중에도 '다시 올라오기 귀찮으니깐 한 번에 다 들고 내려갈까?' 라는 생각에 무리해서 그 많은 쓰레기를 한 번에 들고 내려가다 결국 박스가 찢어지고, 쓰레기 봉투가 찢어지고, 기껏 분리해 놓은 쓰레기는 여기저기 널부러져서 두 번, 세 번 더 움직이게 만듭니다. 제때 버렸더라면... 하고 늘 후회하곤 하죠.
감정도 똑같은 것 같습니다. 제때 표현하지 않고 쌓아두면 나중에 감당하지 못할 만큼 쌓여서 주변을 엉망으로 만들어버리곤 하는 것 같아요. 아 물론, 다른 사람을 감정 쓰레기통으로 만들어도 된다는 뜻은 아니에요. 그런 사람을 주변에서 몇몇 보니 차라리 내가 낫다 싶더라구요^^;; 모두에게 늘 좋은 사람이고 싶은 마음에 타인에게 솔직한 감정을 드러내는 일이 쉽지는 않지만 감정을 드러낸다고 해서 내가 좋은 사람이 아니게 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그리고 사실 모두에게 늘 좋은 사람일 필요는 없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언제까지나 이런저런 핑계와 환경을 탓할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어릴 적 스스로를 지켜내기 위해 만들어낸 습관이지만 이제는 다 큰 어른이기에, 내 안에 아직 숨어있는 어린 아이를 놓아주고자 합니다. 타인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 자신을 좀 더 위하는 삶을 이제는 좀 살아보고 싶어요. 내 감정에 솔직해지고, 집중해야만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나 자신에게 먼저 솔직해지기. 그게 제일 필요한 것 같네요.
마음이 길을 잃고는 한다. “나도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 “내가 뭘 원하는지 모르겠어.”,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어.”, “내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겠어.” 나아가 이런 생각으로 괴로운 이도 있을 것이다. “나는 왜 내가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지?”, “나는 왜 행복하지 않지?”우리가 살면서 몇 번쯤이고 자문하는 앞서의 질문들은 사실상 ‘감정’에 대한 물음이다. “네 마음이 어때?”라는 질문보다 “네 감정이 어때?”라고 묻는다면 희미하게나마 가닥을 잡는다. 그러나 쉽게 답하지 못할 것이다. 당연하다. 우리는 오랫동안 ‘감정’을 깊숙이 파묻고 ‘이성’이라는 널빤지로 못을 쳐놓고 살았다.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버려야 한다고까지 세뇌 받았다. 감정은 숨기고 다스리고 제어해야 할 작은 악마 같은 취급을 받았다.이러는 동안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자기 삶의 나침반이다. 자신의 감정을 ‘좋다’, ‘싫다’, ‘나쁘다’ 정도로 뭉뚱그리지 않고 기쁨, 슬픔, 분노, 증오, 불안, 기대, 신뢰, 놀람 등으로 구별하고 그에 알맞은 어휘를 붙여 불러주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안정되고 후련해진다. 나아가 나침반이 되어 앞으로 가야 할 길을 알려준다. 각각의 감정은 내 인생의 징후이며 각기 다른 해석과 해결 방법이 있기 때문이다.감정에는 선도 악도 없다. 옳고 그름 역시 없으며 판단의 대상이 아니다. 자신이 그런 감정을 느끼는 것에 수치심이나 죄책감을 느낄 필요가 없다는 소리다. 마음의 고통은 감정이 아니라 자신이 생생하게 느끼는 감정을 숨기고 억누르고 부정하는 데서 생겨난다. 인간의 감정은 복잡해서 같은 일을 겪는다고 모든 이가 같은 감정을 느끼지 않는다. 또 한 가지 일에 여러 가지 다양한 감정을 한꺼번에 느끼기도 한다.감정 어휘 中
반응형
'독서 > 독서 노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독서노트] 감정 어휘 - 나, 오리지널 (1) | 2022.10.04 |
---|---|
[독서노트] 달러구트 꿈 백화점 - 부럽지가 않어 (0) | 2022.09.22 |
[독서노트] 달러구트 꿈 백화점 - 영감 (0) | 2022.09.21 |
[독서노트] 달러구트 꿈 백화점 - 자유 (0) | 2022.09.19 |
[독서노트] 달러구트 꿈 백화점 - 잠, 꿈, 시간 (2) | 2022.09.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