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처음 읽었을 때 무슨 말인지 한참 생각해야 했던 문장입니다. 조금 어렵게 느껴졌지만 여러 번 읽다보니 심오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억이나 회상은 과거의 것이 아니라 현재의 시점에서 과거를 떠올려보며 느끼는 감정이라는 것. 어쩌면 당연한 것인데 지금까지 깊게 생각해 본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오래된 과거의 기억들을 떠올리다 보면 전에는 엄청 화가 나거나 이해할 수 없었던 일들이 어느 순간에는 그럴 수 있는 일이라고 느껴지기도 하고, 기억이 왜곡되거나 흐려져서 다르게 기억하게 되는 날들도 있습니다. 과거의 일은 달라진게 하나도 없는데, 현재 시점의 나의 가치관과 감정, 기분에 따라서 다르게 느껴지는 걸 보면 참 신기합니다.
삶의 어느 시점에서 내가 생각했던 것들이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전혀 다르게 느껴지는 것들이 있습니다. 아마도 그 시점에 나는 '나'가 없는 삶을 살았던 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았고, 억울하고 화났을 일들인데 그땐 뭐가 그렇게 다 조심스럽고 어렵고 무서웠는지 미안하지 않아도 미안하다 말하고, 잘못한게 없어도 죄책감이 들고, 속상하고 힘들어도 다 괜찮다고 아무렇지 않다고 넘겼는지... 결국 나중엔 혼자서 아무런 결정도 할 수 없는 바보가 되어버린 날들도 있었습니다.
무언가를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겠거나, 여기저기 휘둘리며 그저 따라가기 바쁠 때, 지금 내 감정이 어떤지 깊게 고민해봐야할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정말 내가 그 일을 하고 싶은 건지, 하고싶지 않은 건지. 그저 사람들이 대부분 그렇게 한다는 이유로, 내가 다르게 생각하는 것들을 틀리다고 손가락질 해도 나 자신에게 솔직하고,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나'는 세상에 단 하나뿐이니까. 나를 나로서 존중해주지 않고 조종하려 드는 사람들은 필요 없는 것 같아요. 물론 내가 존중받고 싶은 만큼 다른 사람들의 개성과 가치관도 존중해주어야 하겠죠.
나는 오리지널이 되고 싶어요.
기억이나 회상에서 감정이 시작된다. 기억이나 회상이 과거의 것이라는 인지는 잘못되었다. 기억은 ‘이전의 인상이나 경험을 의식 속에 간직하거나 도로 생각해냄’이고 회상은 ‘지난 일을 돌이켜 생각함’이다. 그 시점은 언제나 바로 지금이다. 기억이나 회상은 지난 일에 대한 현재의 감정이다. 우리의 뇌에 과거나 미래는 없어서 지금 생각하는 모든 것을 현재 벌어지는 일로 인식한다. 게다가 현재란 늘 바뀌기에 돌이킬 수 없는 과거에 대한 감정이 그때마다 달라질 수 있다. 마치 어떤 빛을 받느냐에 따라 다른 색을 내는 스테인드글라스 같다. 기억과 감정은 비틀리고 맞물려 있으며 서로를 왜곡하거나 새로 구성하거나 증폭시킨다.중요한 것은 ‘나의’이다. 나의 꽃, 나의 감정, 나의 느낌, 나의 기억……. 그것들이 ‘나’라는, 세상에 하나뿐인 개별성과 주체성, 고유성을 만든다. 이에 따른 논리로 만약 ‘나의’ 기억, ‘나의’ 감정, ‘나의’ 느낌이 없다면 나의 사고, 나의 선택, 나의 판단, 나의 결정이 없고, 이에 따라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누구인지 알지도, 자신의 삶을 살지도 못 한다. 그래도 살기는 사는데 그 삶은 마치…… ‘오리지널Original’이 아니라 ‘보증 받은 복제품Certified Copy’이랄까.감정 어휘 中
728x90
반응형
'독서 > 독서 노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독서노트] 감정 어휘 - 나는 내 감정에 얼마만큼 솔직한가? (0) | 2022.09.27 |
---|---|
[독서노트] 달러구트 꿈 백화점 - 부럽지가 않어 (0) | 2022.09.22 |
[독서노트] 달러구트 꿈 백화점 - 영감 (0) | 2022.09.21 |
[독서노트] 달러구트 꿈 백화점 - 자유 (0) | 2022.09.19 |
[독서노트] 달러구트 꿈 백화점 - 잠, 꿈, 시간 (2) | 2022.09.15 |